
2025년 7월 말, 세계 경제 판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전격적으로 무역협정에 합의하면서, 자동차부터 항공기, 에너지, 반도체까지 글로벌 산업의 중추가 되는 품목들에 대한 관세 정책이 대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무역협상의 큰 줄기를 이루는 것은 일괄 15% 관세. 미국은 EU를 상대로 대부분의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이는 앞서 영국 및 일본과 체결한 무역협정 수준과 유사하다.
중요한 점은, EU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역시 이 15%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 품목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다. 항공기, 반도체 장비 등 양측의 핵심 산업으로 분류되는 분야는 상호 무관세로 별도 합의에 도달했다.
이는 해당 품목이 서로의 국가 안보 및 첨단 산업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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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1조 3,500억 달러 규모의 ‘통 큰’ 양보
이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배경에는 EU의 과감한 제안이 있었다. 유럽연합은 미국에 총 1조 3,500억 달러(약 1,860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패키지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미국 내 6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와 향후 3년간 7,500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 약속이 포함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군사 장비 구매 확대다. EU는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규모의 미국산 무기 체계를 추가 도입하기로 내부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미국의 방산 업계는 새로운 수출 활로를 얻게 되었고, 바이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중심주의 경제 전략이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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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의약품은 갈등 지속
모든 품목이 합의된 것은 아니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기존과 동일하게 50% 고율 관세가 유지된다.
이 문제는 미국 내 자국 산업 보호와 노동자 표심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의약품 관세 문제는 아직 불씨를 남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힌 반면,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의약품도 15%로 상호 적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상반된 입장은 향후 재협상의 여지를 남긴 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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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협상 막판 스퍼트…25% 관세 피할 수 있을까?
이제 시선은 한국으로 향한다.
일본과 EU가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한국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막판 담판에 돌입했다.
오는 7월 3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마지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당초 7월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 협의가 미국 측의 갑작스러운 취소로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이 회담은 사실상 25% 상호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짓는 운명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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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 투자냐 시장 개방이냐
현재 미국은 한국에 4천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과 EU가 각각 5,500억 달러, 6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했기 때문에, 미국은 최소한 이 수준에 준하는 제안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 1천억 달러 수준의 투자 패키지를 제안한 상태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한국은 농산물 및 소고기 시장 개방이라는 통상 민감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내 농민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자동차·반도체·조선산업의 관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기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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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MASGA)’로 조선업 협력 제안
한국 정부는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새로운 제안을 꺼냈다.
그것이 바로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다.
이 계획은 한국 조선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금융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MASGA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했던 ‘미국 제조업 부활’ 전략과 맞물리면서, 미국 측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HD현대중공업(6.75%), 한화오션(4.78%) 등 국내 조선 관련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는 협상이 긍정적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시사하는 간접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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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세 발표 임박…한국 IT 산업 비상
7월 27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향후 2주 이내에 반도체 품목별 관세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철강·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약 7.5%로 낮은 편이지만,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이들을 중심으로 한 전자 부품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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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고율 관세는 ‘자충수’가 될 수도
일각에서는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오히려 미국 측에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이유는 반도체가 자동차, 스마트폰, 인공지능 시스템 등 거의 모든 첨단기기의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상당 부분을 한국 기업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미국이 이 공급망을 스스로 흔들기는 쉽지 않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백악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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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승자 없는 게임’, 전략적 협상이 관건
이번 미국-EU 무역협정은 전통적인 무역협상 패턴을 깨고, 정치·안보·기술 주도형 통상 전략의 신호탄이 되었다. 한국 역시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보다 유연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MASGA와 같은 협력안,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 부각, 조선업 재부흥을 통한 ‘빅딜’ 접근 등 다층적인 외교전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다. 7월 31일 열릴 최종 담판이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흐름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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