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 일명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 뚜렷한 변곡점이 감지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제한되자, 매수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반대로 집을 팔고자 했던 집주인들도 매도 시도를 접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서울의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매보다 전·월세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공급 변화가 아니다. 대출 규제가 촉발한 매수심리 위축, 집값 조정 신호, 그리고 갭투자 불가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히면서 전반적인 시장 흐름 자체가 ‘거래 정체 → 임대 전환’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대출 규제가 만든 새로운 흐름, ‘매도 포기 → 임대 전환’


지난 6월 27일 발표된 주담대 규제는 6억 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사실상 고삐를 죄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 매매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27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의 전세 물량은 0.9%, 월세 물량은 3.9%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매물이 소화되지 않자 이를 임대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매수 의향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예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로 인해 공실 리스크를 줄이고자 전·월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현재 주택 보유자들의 선택이 되고 있다.


실제 사례: 빠르게 조정되는 호가와 변화하는 가격대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불과 몇 달 전까지 21억~22억 원 사이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20억 원 초반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심지어 직거래 사례에서는 13억 원대 매물도 등장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59㎡ 매물은 10억 원 수준에 시장에 나왔으며, 일부는 9억 원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시장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매수자들도 섣불리 진입하지 못하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매매수급지수 하락, 7주 상승세 멈춰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6월 5주(6월 30일 기준) 매매수급지수는 103.7을 기록하며, 7주 연속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고 하락 전환했다. 🏠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경우 100 이상, 적을 경우 100 이하로 나타나는데, 현재는 겨우 기준선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매수 대기자들이 더 이상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서지 않는다는 방증이며, 실거래가 줄고 호가는 하향 조정되면서도 거래는 이어지지 않는 ‘눈치 싸움’ 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갭투자 시대의 종말…실거주 요건 강화가 촉발한 변화

한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갭투자 전략은 이제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실거주 의무 요건 강화로 인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로 인해 다주택자의 투자 목적 거래는 줄어들었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을 매도하려다 여의치 않은 경우 임대로 돌리는 선택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매물 소화가 안 되는 상황에서 임대 전환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대응”이라고 진단한다.


전세 수요는 여전히 존재…임대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매수 대신 전세로 돌아선 수요자들이 꾸준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세 및 월세 물량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세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이나 학군 중심지에서는 이 같은 전환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팔기보다는 버티기에 들어간 집주인이 많다.

이들은 공실을 피하고자 임대로 방향을 틀고 있고,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장기적 관망세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 소장도 “전세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는 임대 전환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추가적인 정책 완화를 하지 않는 이상 이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향후 정책이 시장 향방 가를 핵심 변수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정책’이다. 대출 규제가 추가로 강화될 경우, 거래 절벽은 더 심화되고, 반대로 완화될 경우에는 다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스탠스는 ‘금융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단기적으로 규제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금 당장 방향 전환보다는 ‘저점 탐색기’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실수요자라면 무리한 대출보다는 자금 여력을 따져 전세로 대응하고, 집주인이라면 장기 보유 혹은 임대 수익 모델로 전략을 조정해야 할 시점이다.


결론: ‘거래 정체 → 임대 전환’…새로운 부동산 전략이 필요한 때


6억 대출 규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가 ‘관망’을 선택한 가운데, 시장은 임대 전환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재, 과거의 규칙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판에서 다시 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이다.

부동산 시장의 생리는 결국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 따라 움직인다.

그 균형이 무너진 지금, 시장 참여자들은 보다 냉정하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매매는 멈췄고, 임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단기 유행이 아닌, 중장기적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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