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장을 보러 가면 꼭 셈을 두 번 하게 됩니다. 한 봉지 담았을 뿐인데 계산대에서 툭 튀어나온 금액에, 지갑을 열며 속으로 혼잣말이 절로 나오죠.
“아니, 이거 고기 산 것도 아닌데… 배추 몇 장 담았다고 5천 원 넘게 나와?”
그날 제 손에 들린 건 배추 반 통, 양상추 한 통, 깻잎 몇 줄이었을 뿐인데, 영수증에 적힌 숫자는 마치 고급 스테이크를 구입한 듯한 착각을 불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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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잎채소를 ‘명품’으로 바꿔버리다
여름이 되면 항상 야채값이 들썩이긴 했지만, 올해는 조금 다릅니다.
정말 심상치 않게 오르고 있어요. 한경·팜에어의 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8월 2일 기준 배추 도매가는 kg당 1,535원으로, 불과 1주일 전보다 81.65%나 폭등했다고 합니다. 겨우 일주일 만에요.
사실 저도 마트에 갔을 때 배추 반 통 가격이 2,000원이 넘는 걸 보고 한참을 서 있었어요.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끝에 결국 장바구니에 넣긴 했는데, 나오면서도 계속 찝찝했습니다.
배추가 왜 이렇게 금값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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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배추만의 문제가 아니다…전방위 채소 급등세
배추뿐 아니라 다른 잎채소들도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양상추는 kg당 2,697원으로 52.12% 상승, 양배추는 43.49%, 깻잎은 35%, 상추는 26.95% 올랐습니다.
특히 깻잎 같은 건 자주 사 먹는 입장에서 이 정도 상승 폭은 체감이 엄청납니다.
요즘은 깻잎 한 묶음에 3천 원도 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깻잎장아찌를 정말 좋아하는데, 최근 들어선 아예 담그질 못하고 있어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양도 예전만 못하거든요. 장아찌는 넉넉히 담가야 제맛인데, 깻잎이 너무 비싸고 양도 적으니 포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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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채소의 생육 조건과 폭염의 직격타
잎채소들은 보통 섭씨 20도 전후의 선선한 기후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호랭성 작물’이라 불리죠. 하지만 이번 여름,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생육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여름철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채소들도 폭염 앞에선 속수무책입니다. 고랭지 채소의 대표주자인 파프리카도 전주 대비 77.89% 급등해 kg당 3,077원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저도 속초 고랭지에서 여름휴가 때 잠깐 머문 적이 있었는데, 해발 800m가 넘는 그곳에서도 33도가 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정도면 고랭지도 더위에 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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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도 경험했다…‘금배추’의 데자뷔
사실 이 현상은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여름도 비슷했어요. 2024년 8월 중순, 배추 도매가는 kg당 1,500원이었는데 한 달 뒤엔 2,988원으로 2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그 해 김장철엔 “올해는 김치 말고 장아찌로 버티자”는 말이 돌 정도였죠.
작년에 저희 집도 김장을 최소화했었습니다. 대신 겉절이로 한 끼를 때우거나, 무김치로 대체했어요. 이젠 김치도 사치가 되어가는 세상이네요. 식탁의 기본인 배추가 이 정도니, 서민들 입장에선 부담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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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대응…‘비축’만으로는 한계
정부도 이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진 않았습니다. 지난달 24일 비축 물량을 푼 덕분에 배추 가격이 한때 734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비축 물량이 소진되자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여름 배추 4,000톤을 추가로 수매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개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문제라면, 폭염 시기 생산량을 안정화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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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도 예외 아니다…수박도 ‘금과일’
잎채소뿐만 아니라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도 가격이 뛰었습니다. aT에 따르면, 8월 1일 기준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개당 3만3,337원으로 1년 전보다 17.6%, 한 달 전보다 33.7% 상승했습니다.
여름에 냉장고에 수박 한 통은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그것조차 망설이게 됩니다.
얼마 전 마트에서 수박을 들었다 놨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사지 않았어요.
대신 조각 수박 몇 개로 대체했죠. 여름의 낙이 사라진 기분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좋지만, 수박 먹으며 더위를 잊는 그 맛을 포기한다는 게 참 씁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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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떨어진 작물도 있다
한편, 고온에 강한 고구마, 고추, 토마토 등은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고구마 도매가는 전주 대비 49.88% 하락해 kg당 1,063원, 고추는 34%, 토마토는 28.95% 하락했다고 합니다. 오이(-39.3%)나 사과(-24.17%)도 같은 흐름을 보였죠.
저는 요즘 오이무침을 자주 해먹고 있어요. 오이는 싸고, 새콤달콤하게 무치면 입맛도 돌고, 물가 걱정도 덜 수 있어서 정말 고마운 채소입니다.
저 같은 평범한 소비자에게는 이런 정보가 아주 중요해요. ‘지금 뭘 먹어야 가장 경제적인가’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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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바구니 물가, 단순한 뉴스가 아닌 ‘생활의 중심’
이번 여름 잎채소 가격 급등은 단순한 농산물 가격 이슈가 아닙니다. 기후 변화, 유통 구조, 정부의 대응력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이자, 우리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현실입니다. “한 줌 담았는데 만 원 넘는다”는 소비자의 한탄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현실이 되어버린 요즘. 장을 보는 일이 갈수록 신중해지는 이유입니다.
저는 요즘 장바구니를 들고 계산대 앞에 설 때마다 “이 가격이 정말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배춧값 하나에도 삶이 달라지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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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보면 좋은 FAQ
Q1. 배추 가격은 언제쯤 안정될까요?
A1. 예년 기준으로 보면 가을 배추가 출하되는 10월 이후에 안정세를 보입니다. 다만 기후 변화가 변수입니다.
Q2. 정부 비축 물량은 얼마나 효과가 있나요?
A2. 단기적으로는 가격 진정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인 수급 안정까지는 부족합니다.
Q3. 어떤 채소가 요즘 가성비가 좋나요?
A3. 오이, 고추, 고구마, 토마토 등 고온성 작물은 현재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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